작은세상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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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세상 3

아하나타다투레 3 482 2
‘저 제가 사진을 갖고 왔는데, 이 사진에 나온 여자와 저를 모델로 만들어 주십시오. 되도록 이면 금방 알아볼 수 있도록 좀 크게 해주시면 고마울 텐데….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자리를 피해가며 말씀 드리려고 했던 것은 다름이 아니고…..’

‘말씀해 보이소.’

나는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길래 여자까지 실내에서 내보냈는가 궁금하기도 했다.

‘제가 원하는 위치에 사진의 그 여인과 제가 섹스를 하는 형태를 모형으로 만들어 배치 시켜 주십사 하구요. 다른 사람들은 평소에 볼 수 없도록 집 전체를 모형으로 만들어 저만이 지붕과 천장을 들어내서 집안의 그 모형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주실 수 없는가 하는 점입니다. 이런 공개적인 장소에서 작업하시기에 어려우실 줄 압니다만 워낙 시간이 촉박한 지라 체면 무릅쓰고 이렇게 부탁 드리는 겁니다. 해주실 수 있는지요?’

살다 살다 그런 오더는 처음 이었다. 하고 많은 제작사 중에 왜 하필 나를?

‘제 얘기는 어데서 들으셨어예?’

‘이 바닥에서 가장 인간적인 묘사에 강하시다는 소문을 듣고 왔지요. 않될까요?’

‘안 되는 건 아니고요, 사진 외형만으로 나체를 표현하기는 어렵다 아입니꺼? 예를 들어, 궁딩이에 점이 있다든가, 젖꼭지나, 젖이 우에 생겼다 라든가, 또 남자의 물건이 어떤 모습이고, 음모는 얼매나 무성한지,…. 이런 것들이 엄씨, 우예 만들겠어예? 젊은이라 카면 몰라도 그 분이랑 나체 사진 한장 엄을꺼 아입니꺼? 아무리 작은 축소 모형이라 케도 사실적인 접근은 필수라예.’

나는 거의 거절하는 말투처럼 터무니 없다는 어조로 말을 받았다.

‘그럼, 저희 집을 찍으러 오시는 날, 어떻게든 그 조건에 맞도록 사진을 준비해 놓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것은…. 아니 그것은 사진 찍으러 오시는 날 말씀 드리죠. 이건 선수금 쪼로 놓고 갑니다.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선뜻 봉투를 내밀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는 그 노인과 마주치듯이 경선이가 들어왔다. 가볍게 목례를 하고, 스쳐 지나치면서 경선이가 탁자에 담배를 내동댕이 친다.

‘실장님, 담배를 그것도 보루로 사 둔지가 하루 밖에 안 지났는데, 왜 또 심부름 시키셨데요? 제가 언제나 신경 써서 채워 놓느라 얼마나 애쓰는데….’

하긴 그랬다. 마누라 보다 더 세심하게 내 주변을 살펴주는 경선이로 인해 그나마 노총각 티를 안내고 살기는 했지만….내던진 담배로 인해 바닥에 떨어진 봉투를 경선이가 주워 안을 살펴 보다가 자리에 털썩 주저 앉는다.

‘뭔데?’

‘실..장…님…’

그녀가 내민 봉투 안에는 어마어마한 액수가 들어 있었다. 모두 빳빳한 수표로만 들어가 있는 그 봉투 안에는 집주소와 전화번호, 자세한 약도가 함께 들어가 있었고…나는 액수를 세는 것도 잠시 잊고, 히죽대며, 경선이 에게 나불거렸다.

‘마 나, 강도현이, 인생역전의 발판이 왔따 아이가! 갱선아, 사진 찍을 장비 챙겨가, 빨리 댕겨 온나. 기존 프로젝토고 나발이고 올 스톱 이데이, 알았제?’

나는 마구 신이 나고 있었다. 장비를 챙겨 문을 나서는 경선이를 시켜 전화를 때리게 하고 나서, 나는 아뿔싸 하고 무릎을 쳤다. 사진 찍으러 올 때, 그 노인이 마련한 사진을 준다고 했는데…. 이걸 어쩌지? 너무 급하게 서둘렀나? 나는 또 가면 되지 하면서 스스로에게 위안을 하며, 봉투 안의 돈을 다시 세어 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오후 늦게가 되서야 경선이는 작업실에 들어섰다.

‘욕 봤데이. 사진은 잘 찍읏나?’

‘여기요.’

그녀가 디지털 사진기를 내민다. 나는 사진기를 얼릉 PC에 걸고 사진을 시스템으로 복사하기 시작했다.

‘그 노친네 엄청 부잔가 봐요. 집이 무진장 하데요. 그런데, 집안에 내외 두분 사진 밖에는 걸려 있는 게 없더라구요. 그 너른 집에….’

‘아, 그 어르신, 안주인도 계시드나?’

‘그 분은 못 만나 봤어요. 그 노인분의 운전기사가 열쇠를 갔다 주어서 열고 들어 갔죠. 한동안 사람이 없었나 봐요. 기사 양반만 왔다리 갔다리 하고선…’

‘그래? 뭐 다른 사진은 말 없었나? 하긴 달려가도 너무 빨리 달려가서 준비도 몬 했을끼라.’

‘아니에요. 운전기사 분이 어디론가 갔다 오시더니 준비한 사진이라고 하시면서 이 봉투에 것을 실장님 드리면 알거라고….’

‘화, 영감탱이, 수완 좋네. 어데서 그 시간에 사진을 박아 왔을꼬?’

‘그리고, 이 조그만 함도 같이 주셨다니깐요. 그 안에 편지 있다고 잘 읽어 보라고 하시던데요?’

‘이건 또 뭐꼬? 갱선아! 이 사진보고, 3D조감도 퍼뜩 뽑아 보거래이, 바로 작업 들어가자꾸마.’

‘집은 안가구요? 잠은 어디서 자구요.’

‘지금 집이 문제가? 뭉탱이 돈이 왔다갔다 하는 이 판국에 잠이 문제가? 니 그리 쎈스가 지랄 같이 없다 말이가?’

‘으이그, 그놈의 지랄, 열나 구리다니깐. 알았어요. 재료상에는 바로 전화 때릴께요. 비용 생각하지 않고 마구 때려요!’

‘온야, 내 일생일대 역작 한번 만들어 보자, 으이? 조감도 나오는 대로 내가 집은 맹글테이깐 니가 인물 쫌 맡아도, 근데…..’

‘왜요?’

‘이런 일을 처녀에게 시켜서 내도 정말 미안하지만 서도….’

나는 조금 낮 뜨거웠지만 낮에 있었던 노인과의 오더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경선이에게 운을 띄웠다. 인체 모형은 경선이의 손재주가 나보다 훨 나았기 때문에 이런 작업공간에서 나 혼자 숨겨가면서 작업을 한다는 것도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까발릴 대로 까발리자는 심산이었다.

‘못할 거야 없죠. 어차피 모형인데요.’

‘캬, 성질 한번 씨원 씨원 해서 내사 맘에 칵 들어삔다. 내 이번에 뽀나스 팍 떼어 50프로, 아니 40프로 아니 7대3 아니, ….암튼 많이 줄끼구마.’

갑자기 돈 문제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며, 깨갱 하는 나 자신이 우습기도 했다. 평소 손발이 잘 맞아 떨어지는 두 사람 이었기에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조감도가 되어가기 무섭게 경선이는 재료상에 산떼미 같은 오더를 날렸고, 재료가 도착하고, 분류작업이 끝남과 동시에 두 사람은 저녁을 대강 떼우고, 작업에 들어갔다. 나는 작업에 들어가기 전, 노인이 열어보라는 작은 상자를 경선이와 함께 열었다. 이제는 같은 배를 탄 그녀였기에 가릴 것이 없었다. 그 안에는 집안에 위치해야 할 인체 모형의 섹스자세가 자세한 위치와 함께 적혀 있었고, 상자 안에는 작은 가루가 담겨 있었다. 그 가루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인체모형과 섞어서 만들어 달라는 주문 밖에는 없었다.

‘이 무신 가루고? 혹시 히로뽕 아이가?’

‘설마요? 조금 찍어서 물에 풀어 볼께요.’

경선이는 물에 풀어 보더니,

‘조금 기름기를 띄고는 있는데, 재료랑 믹쓰업 하면 괜찮을 것 같아요. 밀랍으로 할까요, 석고로 할까요?’

‘석고가 쫌 낫지. 축소 비율은 16분의1로 하재이.’

‘그럼 집이랑 너무 커지는 거 아네요?’

‘그래도 사람 얼굴은 구분이 가야 안 되겠나? 참참참…..사진이 있었는데,’

나는 아까 경선이가 들고 온 봉투도 같이 열었다. 그 안에는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사진이 들어가 있었다. 흑백으로 된 사진 이었는데, 요즈음 인터넷에 올랐어도 리플 홍수를 일으킬 만큼 아름다운 젊은 남녀의 섹스 사진 이었다. 얼굴을 자세히 보아하니 바로 아까 낮에 본 그 노인의 젊은 시절 이었다. 그 당시 이런 사진은 현상소에서 조차 현상을 않 해 주었을 텐데, 이 사진은 분명 개인적으로 암실을 갖고있는 지우의 도움으로 비밀리에 현상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와, 직이네, 정말 몸매 끝내 주네. 남자 몽둥이 튼튼한 것이…..’

내가 한참을 감상하고 있는 와중에 경선이는 사진과 상자를 확 빼앗아, 자기 자리로 가버렸다. 그 다음 부터는 두 사람 사이에서 일절 말이라고는 오가는 것이 없었다. 경선이는 경선이 나름대로, 나는 나대로 자신의 분야에서 현실감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것 이외에는 할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재료를 재단하고, 나는 기초 전시대를 만드느라 시간을 많이 보냈다. 워낙 축소비율을 크게 잡아서 인지, 그따나 큰 집을 표현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너른 전시대의 튼튼한 기초가 필요했다. 새벽 4시가 넘어서자, 도저히 쏟아지는 잠을 견딜 수가 없어서 나는 작업대에 기대서 잠깐 잠이 들고 말았다.

‘흐윽, 흐윽…. 억억…윽윽….’

나는 누군가의 신음 소리에 작업대에 기댄 채로 눈을 뜨게 되었다. 내가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실눈을 뜨니 경선이의 작업대 쪽에서 나는 소리인 것이 분명했다. 컴컴한 실내에 에어컨만 교교히 돌아가는데, 어디선가 들리는 여자의 신음 소리는 소름이 좌악 돋을 수 밖에 없었다. 나는 고개를 들지 않고, 경선이 쪽으로 초점을 천천히 맞추어 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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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재밋네요
재미지네요.. 흥미롭구요
죽이는 스토리입니다.